지속가능발전목표[사례] 디지털 국가의 스마트 수도, 에스토니아 탈린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는 국가 간의 왕래가 제한되고 가상의 공간에서 업무와 사회활동을 영위하는 새로운 형태의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 한 편, 이미 디지털 국가(Digital Nation)와 전자 영주권(e-residency) 개념을 도입하여, 현실에서의 국적과 상관없이 디지털 국가의 영주권을 바탕으로 전 세계 다양한 온라인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는 국가가 있다. 바로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Estonia)이다. 이러한 디지털 국가의 실제 수도이자 스마트 수도(Smart Capital) 역할을 하고 있는 탈린(Tallinn)에서는 시민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의사결정과 도시계획 프로세스에 참여한다. 탈린은 어떻게 스마트 시티의 선두가 되었고 그들이 제공하는 혁신적인 디지털 거버넌스 도구는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한 나라의 가장 큰 특징과 저력은 그 나라의 수도로 대변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디지털 혁명의 최첨단을 달리는 에스토니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능형 또는 스마트 도시라는 개념 자체의 태생적인 모호함으로 스마트 도시를 자처하는 도시들은 많으나 과연 이들이 무엇에 있어 얼마나 스마트한지는 중심으로 두는 가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도시를 스마트하게 만드는 요소와 접근법은 셀 수 없이 많고 모든 도시와 지역들은 각자의 특성을 반영하여 각자의 방법으로 이를 달성하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를 꿈꾸는 에스토니아의 변화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인터넷의 도입 시기에 고도의 디지털화 전략을 추구하며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어왔다. 1994년에 "에스토니아 정보정책의 원칙"을 최초로 도입하고 e-뱅킹(1996), e-택스 & m-파킹(2000), x-road 국가 데이터통신망(2001), e-ID & 전자서명(2002), e-투표(2005), 블록체인 & e-핼스(2008), e-처방(2010), 공공서비스녹서(2013), e-영주권(2014), 세계최초 데이터대사관(2015), 정부AI전략(2019)를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온라인 데이터와 정보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에스토니아에서는 현재 결혼과 이혼을 제외한 모든 공공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99%의 디지털 사회로 이미 진입하였다.

 

 

탈린은 어떻게 스마트 시티의 선두가 되었는가?

 

스마트 도시를 향한 탈린의 접근법은 세 가지 키워드에서 나온다: 접근성(Accessibil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그리고 사용자친화(user-friendliness). 이 3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탈린은 디지털 사회로의 진화를 이루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정책과 도시의 서비스를 매우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국가와 그 수도가 긴밀히 협력하여 시민과 그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업들에게 효율적이고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교환하고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는 공동의 인프라와 국가 전자신분증(e-ID) 시스템을 통한 인증 메커니즘이 탈린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이자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탈린에 있어 스마트 도시 혹은 지능형 도시가 된다는 것은 효과적인 IT 솔루션을 활용하여 양질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며, 여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시민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또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스마트"는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 어디에서나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고, 매끄러운 e-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탈린은 이러한 서비스를 이미 대부분 충족하고 있기에 "디지털" 관점에서만 보자면, 탈린은 이미 스마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탈린의 지향점은 디지털 그 너머의 "참여"적 관점에서의 스마트 도시에 있다. 즉, 시민들이 도시 계획 프로세스에 참여하고 그 계획을 더욱 스마트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탈린의 시민들은 어떻게 의사결정 및 도시계획 프로세스에 참여하는가?

 

탈린은 시민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하는 특별투자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탈린은 이미 지난 3년 동안 planning register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 설문의 모든 프로세스가 디지털화 되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planning register에는 시민 워크데스크(Citizen Work Desk)가 있는데, 이곳을 통해 원하는 지역의 개발 혹은 정비 계획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고, 건축도면과 권역계획에 대한 제안서를 누구나 쉽게 제출할 수 있다. 최근에 탈린은 새로운 디지털 참여도구인 AvaLinn(에스토니아어로 ‘열린도시’)를 공개하였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하는 AvaLinn은 시민들로부터 공간계획과 새로운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와 환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공동도시개발 도구이다.

 

 

 

AvaLinn에는 여러 프로젝트들에 대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있다. 북 탈린 지역의 도시 재생을 위한 계획에는 사람 친화적인 열린 공간의 개념이 도입되어 지속가능한 도시 교통 수단(보행, 자전거, 대중교통)들에 대한 우선 순위가 적용되고 여가와 창의성을 위한 공간에 방점을 두게 된다. AvaLinn에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뿐 아니라 도시 계획가들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도시 개발 제안을 제시하고 또한 수렴하고자 이 도구를 활용하고 있다.

 

 

탈린의 e-서비스와 국가 e-서비스(X-Road)와의 연계

 

탈린이 제공하는 e-서비스에서 국가가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나 관련 등록이 필요한 경우 이를 직접 연결하는 체계가 구축되어있다. 지방정부와 국가정부의 데이터베이스는 분명 독립적으로 운영/관리 되지만 하나의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관의 데이터가 효율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서 탈린 지방정부에서 육아수당과 관련한 신청을 받을 경우, 탈린의 시민은 지방정부의 e-서비스 플랫폼에 접속하고 인증을 하여, 국가 데이터망(X-Road)를 통해 조회된 주민 등록 정보를 확인하고 이 등록정보를 바탕으로 탈린 지방정부에 육아수당을 신청하게 된다. 이렇게 국가의 데이터를 조회하여 지방의 예산을 신청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탈린의 서비스는 국가의 데이터와 지방의 데이터 모두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정보들은 상호호환적 운용이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의 정보관리법에서는 이미 구축된 데이터를 상위 혹은 하위 정부가 중복하여 생성하거나 가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디지털 사회 속 시민 참여

 

탈린은 모든 시민이 그들의 모든 행정 수요를 디지털 채널을 통해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든 서비스가 디지털화 되어야 한다. 이렇게 디지털화 된 데이터와 서비스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행정적 절차와 계획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야심찬 목표도 있다. 이미 많은 오픈 데이터가 있지만 이러한 정보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기술과 장치를 통한 시민들의 참여와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이룬 상황이다. 문제는 이처럼 변혁적 전환을 위한 계기와 모멘텀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만나 우리의 도시를 더욱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청렴한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대비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참고 자료>

 

Brand new app AvaLinn invites people to have their say on designing the public urban space

 

Estonia is leading the way in smart city solutions

 

The Estonian vision for new models of smart city

 

Coronavirus: Estonian firms off free remote learning tools worldwide

 

A sustainable city - the example of Tallinn

 

Tallinn - the smart capital of a digital nation

 

에스토니아가 블록체인 천국인 이유

 

 

문의: 강정묵 정책정보팀장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10390)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사무동 502호
TEL: 031-255-3257 / FAX : 031-256-3257
Email : iclei.korea@iclei.org

이클레이 뉴스레터 구독 신청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지난 뉴스레터 보기

© 2025 ICLEI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