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지속가능한 도시화를 위한 임무지향혁신 (김선우, 기술과 공유가치 대표)

 

 

2020년 초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에도 이미 인류는 기후위기, 빈곤,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보건-기후-경제의 3중 위기(triple crisis)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데 이 3가지 위기는 복잡한 인과관계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해결방안도 이러한 연관성을 고려하여 통합적이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의 그린뉴딜 정책에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강조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기후위기와 경제위기는 관련이 크며, 팬데믹으로 인한 보건위기도 기후·경제위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권위 있는 싱크탱크인 미국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어떻게 불평등을 해결할 것인가?(How to Fix Economic Inequality?)’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저소득 노동자들이 고소득 노동자들에 비해 더 많은 일자리를 잃고, 의료보장과 열악한 주거 조건 때문에 감염이 확대되며, 소수인종은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팬데믹과 불평등간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연구소는 저임금 일자리의 자동화, 온라인 교육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교육 접근성 악화 등이 원인이 되어 팬데믹 이후에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고있다. 

 

기후위기에 의한 생태계 파괴는 동물의 서식지를 위협하여 인간과의 접촉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현재까지 알려진 250여종의 인수공통감염병들 중에 주요하게 관리되어야 할 감염병은 100여 종이나 된다.

 

3중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인류가 명심해야 할 것은 위기의 극복이 단지 ‘과거 상태로의 복귀(back to normal)’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중 위기는 지난 수십 년간 사람(People)과 지구환경(Planet)보다 이익(Profit)을 우선하여 끝없는 성장만을 추구한 글로벌 자본주의의 누적된 결과이다. 자본주의를 벗어나 다른 경제체제를 선택하지 않는 한 인류는 자본주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더 나은 자본주의’는 사람과 지구환경을 중시하며 모든 인류의 번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명칭이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삼아 3중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린뉴딜은 '더 나은 재건'을 대표하는 정책으로서 지난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였으며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유럽연합에서도 유럽판 그린뉴딜인 ‘유럽그린딜’을 추진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의 주제였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등은 모두 ‘더 나은 자본주의’를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화는 3중 위기의 또 하나의 원인이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에서 ‘개발도상국의 약 10억명에 달하는 도시거주자들에게 도시화는 완전한 실패’라고 선언하며 인류 역사상 도시로의 이동이 가장 많은 시기에 도시화가 신뢰할만한 진보의 엔진이 아니라는 것이 지구적 도시 위기의 핵심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플로리다는 도시화가 번영을 보장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대안보다는 나으며 도시 위기의 해법은 ‘더 나은 도시화’라고 주장한다. 즉 지구적 도시화는 기후변화, 에너지, 빈곤, 경제적 기회 등의 도전과제와 연결되어있으며 지속가능한 도시화를 통해 이러한 도전과제들을 해결 가능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의 퇴행적 기후 정책에 맞서 그린뉴딜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했던 LA, 캘리포니아 등은 지속가능한 도시화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도시화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와 연계된 임무지향혁신(mission-oriented innovation)은 지속가능한 도시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 

 

Mission-Oriented Innovation <출처: UCL IIP Blong>

 

University Colleage London(UCL)의 마리아나 마주카토 교수가 주창한 임무지향혁신은 기후위기, 고령화, 불평등 등 사회적 도전과제(grand challenge) 해결을 혁신 정책의 목표로 두고 사회적 도전 과제 해결활동이 혁신성장의 원동력임을 강조하는 새로운 기술혁신 패러다임이다.

 

임무지향혁신은 경제성장과 사회통합, 생태계 보호 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좋은 혁신’이므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와 맥을 같이하며 미국과 유럽의 그린뉴딜 정책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임무지향혁신은 공공과 민간의 공생적(symbiotic) 관계를 중시하며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촉구하므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에 적합한 혁신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3중 위기의 해법으로서 지속가능한 도시화가, 그리고 지속가능 도시화의 핵심으로서 임무지향혁신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기를 바란다. 

 

김선우

기술과 공유가치 대표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전문위원

경기도 정책기획자문위원회 위원

 

 이미지: 강정묵 정책정보팀장

 

Mission-Oriented Approaches in Practice: Greater Manchester's 2038 Carbon-Neutral Challenge

https://medium.com/iipp-blog/mission-oriented-approaches-in-practice-greater-manchesters-2038-carbon-neutral-challenge-a28e3d00c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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