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5월 16일에 UN본부에서 열린 해비타트3를 위한 지방정부 비공식 공청회의 첫날, 바르셀로나 Ada Colau시장의 연설문입니다. 본 연설은 스페인어를 바탕으로 UN의 영어 통역이 제공되었고, citiscope를 통해 온라인으로 발행되었으며, 이클레이 한국사무소가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도시권'으로 번역된 'Right to the City' 라는 용어는 우리말을 포함한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 다소 모호하거나 민감할 수 있다고 하여, '모두를 위한 도시'라고 번역되는 'Cities for all'과 병행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도시권은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의미로, 도시의 미래를 그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협치, 즉 도시에서의 적극적인 거버넌스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해비타트3는 공공 정책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민주적인 시민 참여를 촉진하게 될 것입니다.
도시가 국제적으로, 특히 해비타트 3와 관련하여 점점 그들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일입니다. 도시들은 이 과정에 기여할 수 있는 엄청난 역량을 갖고 있고, 우리는 이번 회의 이후에도 계속해서 도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들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를 중심으로 보고자 함도 아니고 좀 더 중요한 역할을 원하는 것도 아닌, 그저 도시가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는 협력하기를 원하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더 평등하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하고 친절한 세상으로 만들기를 원합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여기에 모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우리의 시민들이 우리가 대표하고 있는 기관의 책임을 맡도록 한 것입니다.
우리 바르셀로나는 평화, 인권, 연대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도시는 스스로에게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시민들이다. 우리에게는 도시가 좀 더 해야하고 더 잘 해야한다고 매일같이 상기 시켜주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요구하는 열정적인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각 기관들은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하고, 우리는 그 목소리에 굴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는 최근 몇 년 간 가장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애틀 시위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신자유주의적 경영민주화를 반대하는 운동들에서 이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홍콩의 운동가들, 뉴욕과 파리에는 수 천 명의 사람들이 광장과 거리에서 토론을 합니다.
이것들은 최근에 시민들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예 중의 일부일 뿐입니다. 이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며, 우리에게는 희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책임감 있고 열정적인 시민들보다 더 좋은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3월에 공공 공간에 초점을 맞춘 해비타트 3를 위한 사전 회의를 개최한 것은 크나큰 영광입니다. 최근 공개 된 새로운 도시 의제 초안에 지난 회의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많이 반영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우리의 도시와 도시 환경에 있어서 공공 공간의 질은 도시 공간의 민주적인 질을 보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특성입니다 - 잠시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 보면, 시민들은 권리와 책임을 갖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광장에 모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공공, 즉 도시의 민주적 공간인 것입니다.
한편 우리의 도시에는 불평등으로 인한 큰 갈등이 있습니다. 도시는 또한 공동의 공간을 사적으로 이용하려는 개개인의 이익이 부딪히는 곳이며, 이 곳에서는 지방정부가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공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공공의 공간을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간으로 보호하여야 하며 공공 정책을 개발하는데 참여하기를 원하는 시민들의 민주적인 참여를 위해 제공되어야 합니다.
시장의 권한
공공 공간은 우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개념인 도시권(right to the city 또는 Cities for all)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도시권은 우리가 세계 많은 지역에서 함께 개발해 온 개념입니다. 모든 지역은 아니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 특히 활성화 되었으며, 실제로 에콰도르와 유럽연합은 도시권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도시권의 개념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도시권이라는 개념의 논리상 도시화의 확대라는 가정 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염려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도시권을 콘크리트 영역의 확대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도시권을 주장하는 우리 모두는 결코 우리의 도시가 더 많은 콘크리트로 덮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이는 우리의 의도와 전혀 다른 해석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우리의 도시에서 더 많은 자연과 식물을 보기 원하고 우리의 도시가 보다 지속가능한 공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도시권을 주장한다는 것은 각자의 출신이나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대륙에 걸쳐 동일하게 각각의 시민들에게 그들 도시에 대한 민주적 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여기에서 주장하는 것은 전 세계 도시 환경에 있어서 모든 시민들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도시권이라는 이름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도시권이야 말로 우리가 시급하게 받아들여야 할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 공간과 도시권에 대한 중요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면서 시장의 일상을 예를 들어보죠.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경험이긴 하지만 전 세계 대다수의 시장들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저는 자녀를 바르셀로나에 있는 공립 학교에 데려다주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다른 학부모를 만났는데 지난 5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무런 소득이 없는 실업 상태로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지하철을 탔는데 이번에는 여러 자녀를 혼자 키우고 있는 싱글맘과 얘기를 했습니다. 그녀는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으며 매달 집세를 내는 것조차 벅차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하철에서 내려 거리로 나갔는데 한 가족이 저를 막아세우며 말하기를, 어떤 국제투자펀드가 투기를 목적으로 수 천 채의 집을 매수하는 바람에 그들은 집에서 쫓겨나야 할 처지라고 했습니다.
자, 우리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시장인 저에게 요구된 이 모든 사안들이 제가 대표하는 기관의 책임으로 주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저에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문제 해결의 키는 중앙 정부가 쥐고 있습니다. 지역의 위에 존재하는 사법권의 영역인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저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로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저도 책임을 지고 싶습니다. 한 지역의 리더로서 저는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들이 시민들에게 근본적인 권리일 경우 각자의 시민들에게 일일이 답하고 싶습니다.
협력의 시급성
바로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있는 이유이며, 이것이 바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는 중앙 정부와 경쟁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방 정부들은 보다 중심적인 역할을 원하고 있으며, 중앙 정부가 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명백히 부족한 재정 체계의 개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요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중앙 정부와 경쟁을 한다거나 그들을 대체하기 위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협력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도시, 지역, 국가 그리고 UN과 같은 초 국가적 모든 기관들은 모든 수준에 걸친 개선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근본적인 권리가 존중되고, 특히 우리의 도시에 살고 있는 각 사람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그 권리를 수호하고 그것들을 이행하고자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메시지이며, 동시에 시민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은 "당신들끼리 싸우지 마세요. 영역 다툼 하지 마세요. 우리는 특정 목표를 위해 당신들의 노력을 하나로 모으고 협력하고 조직화 하길 바랍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종종 여성화 정책, 정치 그리고 기관들에 대해 이야기 하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정책을 개발할 목적으로, 혹은 여성 의원의 의석 수를 보여주기 위한 것 뿐 아니라, 지난 수 십 년 간 신자유주의로 인해 만연했던 가치와 우선순위들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으로 여기고 함께 협력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경제나 추측에 근거한 단기적 이익보다도 우선 되어야 합니다. 명확히 말해서, 우리는 경제를 부정한다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우리들 도시에 대한 투자를 원하는데, 그것은 '투기'가 아닌 '좋은 투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동등한 환경을 위한 기회와 부를 제공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투자를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협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바르셀로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든 서비스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에콰도르 키토에서 열리는 해비타트3 컨퍼런스가 단순히 국제 의제에 대한 또 다른 모임에 그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해비타트3가 도시의 역사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를 원합니다. 해비타트3를 통해 권리, 협력 그리고 우리 모두의 중심적인 역할을 기반으로 한 도시화 과정이 도시에 의해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여기에는 분명 엄청난 기회가 있습니다. 해비타트3는 우리 모두를 위한 역사적인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 소중한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기를 전 세계 모든 도시와 시민들에게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입니다.
<기사 원문>
Cizens are telling cities and national governments to cooperate
이 글은 지난 5월 16일에 UN본부에서 열린 해비타트3를 위한 지방정부 비공식 공청회의 첫날, 바르셀로나 Ada Colau시장의 연설문입니다. 본 연설은 스페인어를 바탕으로 UN의 영어 통역이 제공되었고, citiscope를 통해 온라인으로 발행되었으며, 이클레이 한국사무소가 한국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도시권'으로 번역된 'Right to the City' 라는 용어는 우리말을 포함한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 다소 모호하거나 민감할 수 있다고 하여, '모두를 위한 도시'라고 번역되는 'Cities for all'과 병행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도시권은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의미로, 도시의 미래를 그 도시에 사는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는 협치, 즉 도시에서의 적극적인 거버넌스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해비타트3는 공공 정책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민주적인 시민 참여를 촉진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