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위기의 시대, 도시의 해답을 '자연'에서 찾다

위기의 시대, 도시의 해답을 '자연'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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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레이, 고양연구원과 공동으로 '2026 지속가능 미래도시포럼' 개최…

자연기반해법·생태계서비스지불제·생태복원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의 길 모색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도시의 미래는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 

이클레이는 고양연구원과 함께 지난 8월 25일(화),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융합교육관에서 '2026 지속가능 미래도시포럼'을 개최해 인공시설과 개발 중심의 도시 정책을 넘어 자연의 기능과 생태계의 가치를 도시의 해법으로 활용하려는 논의를 펼쳤다. 이번 포럼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NbS 활용 전략’을 주제로, 기후·환경 및 도시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해 자연을 단순히 보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대응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콘크리트만으로는 한계”…자연의 힘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다

첫 번째 발표에서는 임지열 고양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적응 정책과 NbS 적용 사례’를 주제로 기후위기 시대 자연기반해법의 필요성과 적용 방향을 소개했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 등 극한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방과 배수시설 등 인공적인 시설, 이른바 ‘회색 인프라’ 중심의 대응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연의 기능을 활용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연기반해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의 녹지와 수변공간을 확대하고 빗물이 자연스럽게 저장·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은 침수와 폭염을 완화하는 동시에 시민의 생활환경과 도시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발표에서는 빗물정원과 식생여과대, 녹색지붕, 빗물 재이용시설 등을 개별적으로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도시 내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자연기반해법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설 확대뿐 아니라 도시공간과 생태계, 물순환 체계를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거버넌스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지키면 보상한다…‘생태계서비스지불제’의 가능성

두 번째 발표에서는 윤영란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사무국장이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도입 방안 및 지자체 활용 사례’를 주제로 자연환경 보전과 지역사회의 참여를 촉진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생태계의 보전과 관리에 기여하는 주민과 토지소유자 등의 활동에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다. 환경보전을 규제와 의무만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는 일이 지역사회에도 가치가 있다’는 인식을 정책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식량과 물 등 인간에게 직접적인 자원을 제공하는 공급서비스뿐 아니라 홍수와 기후를 조절하는 조절서비스, 생태계의 유지에 필요한 지지서비스, 휴양과 교육·관광 등 문화서비스까지 다양하다. 발표에서는 이러한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를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발굴하고, 주민의 참여를 통해 실질적인 보전 활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해외 지방정부에서 추진 중인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우수사례 세 가지가 소개됐다. 그 중 파리시 공영수도기업의 경우는 상수원 수질을 사후적으로 정화하는 대신, 수원 상류지역의 오염을 사전에 줄이는 ‘예방형 수질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농가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친환경 농업과 지역경제, 기후변화 대응을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참여 농가는 2020년 49곳에서 2024년 115곳으로 증가했고, 유기농 면적은 2,800ha에서 11,800ha로 4배 확대됐으며, 농약 사용량은 77% 감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철새와 습지 등 특정 생태자원의 보전에만 머물지 않고 도시의 기후조절과 녹지, 휴양·교육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라지는 습지를 되살리다…을숙도에서 찾은 생태복원의 길

세 번째 발표에서는 서진원 낙동강하구에코센터장이 ‘을숙도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훼손된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노력과 과제를 공유했다.

낙동강 하구와 을숙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습지 생태계이자 철새도래지다. 이곳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호주를 이동하는 철새의 이동 경로에 위치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제적인 주목을 받던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 개발과 토지이용 변화, 수문 환경의 변화 등을 겪으며 자연환경이 크게 변화해 왔다. 낙동강 하구 자연구역은 1966년 231.9㎢에서 2017년 87.3㎢로 감소했으며, 을숙도 역시 농업과 개발 등으로 생태환경이 변화했다.

이런 훼손에 대한 생태계 복원을 위해 부산광역시에서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친환경적 을숙도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해 총 1.907k㎡ 규모의 생태계 복원 사업을 완료했다. 현재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철새를 보호하고 생태를 보전하기 위해 핵심보전지구, 완충지구, 그리고 교육·이용지구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을숙도에서는 생태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한편, 철새 모니터링과 먹이 제공, 시민 대상 환경교육, 세모고랭이류 식재 및 생육 모니터링 등 다양한 복원활동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생태복원이 단기간에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관찰하고, 복원하고, 다시 관리하는 과정’이 반복돼야 하는 장기적인 성격의 정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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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기반해법부터 생태복원까지…지방정부의 역할을 묻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손봉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부소장의 진행으로 손덕주 단국대학교 교수, 전민수 광주연구원 연구위원, 그리고 강호근 제이에이치솔루션 박사가 자연기반해법과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생태복원 정책을 지방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적용할 것인지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가 동시에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지역의 자연환경과 도시 공간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토론자들은 자연기반해법을 단순히 공원이나 녹지를 늘리는 정책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며, 도시의 물순환과 녹지, 하천과 습지를 연결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저영향개발시설인 빗물정원, 식생수로 등을 조성한 후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이 지속가능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저영향개발시설을 미관보다는 유지관리가 쉬운 기능 중심의 도시 인프라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울러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역시 주민과 토지소유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정책 수단인 만큼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성과평가가 필요하고, 우리 상황에 맞는 '한국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후위기가 더욱 일상화되고 생물다양성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는 도시 안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2026 지속가능 미래도시포럼'은 다양한 사례와 정책수단을 한자리에서 공유함으로써 미래도시가 단순히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도시를 넘어 자연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역사회가 환경보전에 참여하며, 생태계와 시민의 삶이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 문의: 윤영란 사무국장 (younglan.yoon@iclei.org / 031-255-3251)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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