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인터뷰] 지노 반 베긴 이클레이 세계 사무총장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다 SDGs, 어쩌다 인터뷰 8] 지노 반 베긴 이클레이 세계 사무총장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약 10일간, 지노 반 베긴 이클레이 세계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한 기간 중 지노 사무총장은 경기도와 고양특례시, 광명시 등 이클레이 한국회원 지방정부가 개최한 국제행사에서 연사로 또 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성남시 GCoM 가입 인증서 전달식에 참석해 성남시장과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2024 한국집행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국내 지속가능발전을 견인하는 지자체장들과 환담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에 대한 깊은 경험과 열정을 가진 지노 반 베긴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놓칠 수 없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클레이와 함께한 지 25년,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분야에서 활동한 지는 무려 37년이 되는 지노 반 베긴 사무총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차 안에서 인터뷰 중인 지노 반 베긴 사무총장

 

Q1)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저는 벨기에 브뤼셀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습니다. 제가 공부하던 시기는 환경 문제가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중요한 정책 사안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연합은 처음으로 회원국을 대상으로 환경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매력을 느껴 졸업 후 전통적인 법조계가 아닌,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에 따라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환경국에서 첫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동유럽과 전 소련 국가들을 지원하는 경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저는 러시아와 발트해 연안 국가에 환경 센터를 설립하며 유럽 전문가와 현지 지도자 간의 환경 정책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에서 7년간 환경 센터를 관리하면서 도시 환경 문제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졌습니다. 도시가 환경 문제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활동하는 이클레이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에는 이클레이 유럽본부 사무국장으로 시작하여 2007년에는 세계 부사무총장, 그리고 2013년부터는 현재까지 세계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클레이와 함께한 지도 어느덧 25년이 다 되어 가네요.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지속가능성을 증진하는 일은 저에게 매우 보람 있는 일입니다. 현재 이클레이는 27개의 글로벌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방콕을 포함한 3개 사무소도 곧 개소될 예정입니다. 더 많은 지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 확산되고 강화되도록 이끌고 지원하는 일에서 큰 보람과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Q2) 지난 25년간 이클레이에서 일하면서 이클레이가 만들어 낸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제가 생각하는 이클레이의 주요 성과는 이클레이가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눈에 띄게 빠르거나 구체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와 노력이 분명히 이전보다 강화되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40개의 도시 지속가능성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클레이는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국제 협력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다양한 국제회의에서 지방정부가 주목받고 목소리를 내며, 이를 위한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지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지방정부 회의가 공식 세션으로 인정된 것처럼, 이러한 성과가 점점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클레이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어젠다를 국제사회에 강화하고, 전 세계 지역에서 관련 활동을 지원해 온 점은 저 스스로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여전히 지속가능성을 위한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재정적 지원이 부족한 등의 도전 과제가 있으므로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의 포토부스에서 이클레이 크루와 찰칵!

 

Q3) 지난 25년간 이클레이에서 힘들거나 아쉬웠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나요?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다르게 대처하셨을지 궁금합니다.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변화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엔과 각 국가에 지방정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이를 반영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도 이러한 필요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실제 변화를 이루기까지는 여전히 느린 진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돌아가서 다르게 행동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 일을 계속해 나가면서 지방정부의 국제적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전 속도가 더디고, 많은 장벽이 존재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인내와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Q4)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신 걸로 아는데, 개인적으로 혹은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관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지난 20년 간 한국은 경제 발전을 추구하면서도 사회적, 환경적 측면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복원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2012년에 준공된 서울시청 역시 재생에너지 사용, 수직 정원, 외중 외피 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1992년 ‘지역의제21’이 만들어졌을 때, 한국의 지방정부는 그 누구보다도 글로벌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지역의제21을 지역사회에 실현해 나갔습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의 박연희 소장 역시 그러한 노력을 선도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NGO 출신으로, 지속가능성을 지역에서 실현하기 위해 생태교통 등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던 것도 매우 뜻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인들의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과 청결함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깊은 인상을 줍니다. 서울의 지하철은 너무나 깨끗한 것 같아요.


 광명시 탄소중립 국제포럼의 시장님 말씀을 열심히 경청하는 지노 반 베긴 사무총장


Q5)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분야에서 기억에 남는 한국의 리더가 있으신가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시장님의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과 겸손함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에너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울의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산업 및 상업 분야에서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친 점이 생각이 납니다. 독일 본이나 서울에서 뵐 때마다 시장님의 겸손하고 친절한 태도,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열정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또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도 파리협약과 지속가능발전목표 등 아주 중요한 업적을 이뤄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6)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 지방정부 관계자들에게 격려 또는 조언의 말씀을 전해주실 수 있나요?

정부와 행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더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정말 가치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소중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환경부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경제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적용되어야 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당하는 공직자 여러분께서는 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해, 통합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발전을 다루기를 바랍니다. 이클레이는 그 과정에 든든한 친구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문의 : 빈지아 정책정보팀 담당관(031-994-3274/jia.been@iclei.org)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10390) 경기도 고양특례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사무동 1002호
TEL: 031-255-3257 / FAX : 031-256-3257
Email : iclei.korea@icle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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