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생물다양성과 성평등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평등을 위해 유엔이 1975년부터 기념해 온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의 참정권, 안전하고 공정한 일터에서 일할 권리, 그리고 여성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공공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전 세계에서 연대해 온 여성들을 기리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날에 이르러서는 여성 임금 차별, 재생산권 및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 등에 경각심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클레이의 비전 ‘사람 중심의 공정한 도시’, 그리고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하나인 성평등 또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젠더를 기반으로 한 여러 차별들이 종식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성평등을 증진할 수 있는 가치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환경정의와 기후정의의 관점에서도 성차별과 젠더 평등은 아주 핵심적인 의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우리가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해 성평등을 어떠한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은 조금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후변화와 환경 이슈를 사회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것과 유사한 결로 바라본다면 생물다양성 분야에서도 충분히 성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성학의 관점에서도, 환경 문제가 여성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착안하여 많은 전문가들은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 또는 페미니스트 정치생태학(feminist political ecology)이라는 분야에서 환경과 여성 이슈를 교차하며 다루고 있습니다.

GBF의 핵심 목표이기도 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활동들을 할 수 있을까요? 여성의 날을 맞이해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여성 참여 활동을 하고 있는 Women4Biodiversity 를 소개합니다.

 

Women4Biodiversity 홈페이지 (https://women4biodiversity.org)

 

Women4Biodiversity(이하 W4B) 네트워크는 ‘자연과 조화로운 삶’으로의 변화에 여성의 기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W4B는 정책지원, 역량강화 교육, 협력관계 구축 등의 통해 리우정상회의에서 시작된 3개의 유엔 환경협약(유엔생물다양성협약,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유엔기후변화협약)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협약 이행을 위한 다자협력이 포용적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1)협약 이행 및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 보장, 2)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생태계 관리에 여성의 경험 및 지식 반영 3)젠더를 고려한 환경 정책 및 계획 수립 4)협약의 협상 과정 및 전문 지식 형성 과정에 여성 대표 및 여성 과학자들의 참여 및 기여 강화를 중점으로 지원합니다. 

W4B는 지난 제15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의결한 젠더 행동 계획(Gender Plan of Action, 결정문 15/L.24) 수립에 많은 기여를 하였으며, 유엔 생태계 복원 10년(UN Decade on Ecosystem Restoration 2021-2030) 아젠다에서 젠더 주류화를 위해 “성인지 접근법을 통한 회복력있는 생물다양성 거버넌스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W4B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 행하는 여성 중심의 생태계 복원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성인지 접근을 통한 생태계 복원 사업 지원 뉴스레터 사진(출처: W4B)

 

현재 국내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젠더를 아우르는 의제가 크게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성별 임금 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 시점에서, 성평등은 어떤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선진적인 생물다양성 정책 과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정책 형성 과정에서 여성의 참여 비율, 고위급 정책결정자의 여성 비율, 젠더 기반의 데이터 수집과 같은 정량적인 지표에서부터, 생물다양성 분야의 여성 연구자의 노동 조건 개선, 생태계 복원 사업을 통한 여성 지역민 생활 환경이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지(생업/생계 구조 개선, 이익 공유 대상자의 성별 격차 완화 등)에 대한 관점 등이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장인 데이비드 쿠퍼는 지난 6일 “성평등한 정의로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여성에게 투자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의 테마는 여성을 위한 투자 #InvestInWomen 입니다. 이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성차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약 3600억달러로 추산되는 것과 더불어 현재 경제 체제가 빈곤과 불평등을 가속화시키는 점에서 기인한 목표입니다. 

 

 

이클레이 한국사무소는 앞으로 지속가능발전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젠더 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 역량강화를 위해 힘 쓸 것입니다. 

Happy Women's Day!

 

문의: 천민우 기후/생물다양성 담당관 (031-994-3275 | minwoo.chun@icle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