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특집] 기후변화와 폭염

 

 

지방정부는 폭염에 어떻게 대응할까?

20198,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폭염을 특별재난으로 선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6월 폭염대비 재난안전특별교부세로 4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데 이어 7월에 60억 원을 추가로 편성해 지방정부에 지원하기로 하였다.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는 지진, 가뭄, 태풍 등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으로 연간 6,700억 원 가량이 지원되는데, 폭염에만 100억 원이 편성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018년도는 총 29억 원이 편성된 바 있다. 지방정부에 편성된 예산은 그늘막, 쿨링포그(Cooling Fog: 안개처럼 물을 뿌려 주어 온도를 낮추는 시스템), 쿨루프(Cool Roof: 건물 지붕 또는 옥상에 도달하는 태양열의 반사율을 높여 표면온도를 저감시키는 기술), 벽면녹화(건축물 외벽에 덩굴 등의 부착형 식물을 조성하여 그늘을 형성해 실내온도 저감), 쿨 페이브먼트(Cool Pavement: 포장된 노면의 태양열 반사율을 높여 표면온도를 저감하는 기술) 설치나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 기타 지방정부의 폭염 대응 사업에 쓰인다.

 

폭염에 대응하는 지방정부의 예를 보면, 경남 김해시 농촌마을인 모정마을 일대 및 부산해운대구 반송2동에 설치한 쿨루프, 부산 금정구 구성역 일대에 설치한 쿨 페이브먼트(보도, 차도), 시흥 에코센터 체험장 내 설치한 벽면 녹화와 쿨 페이브먼트 설치 등이 있다. 그 외 ‘2019년 취약성개선 특화 시범사업으로 경남 김해-장유무계지구(도시재생사업지구)가 선정되어 지역 녹화사업 등과 연계할 예정이며, 광주광역시-고속버스터미널 지구가 물순환 선도지역으로 선정되어 도시열섬 완화 및 대기질 개선 클린로드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해외사례로, 미국의 뉴욕시는 도시의 열 환경을 개선하고 소규모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쿨 루프 조성을 추진하는데,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쿨루프의 조성과정에 참여함에 있어 2~3달 동안 관련기술을 익히고, 훈련 후에는 관련 업계의 유지보수 인력으로 채용될 수 있다. 미국 내 쿨 루프 관련 시장은 전체 지붕 공사 시장의 10~25%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뉴욕시는 2015년까지 관련 전문 인력을 60명 이상 양성, 2025년까지 500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도쿄의 경우, 시내 공원광장에 차열성 포장(heat-blocking pavement) 도료를 적용하여 표면온도를 낮추어 시민들의 외기 온도를 쾌적하게 하고 있다. 또한, 일본 도쿄의 Suginami 구청사에는 생장속도가 빠른 수세미, 오이, , 나팔꽃 등의 덩이 식물을 식재하여 29m에 달하는 그린커튼을 조성함으로써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여름·가을철 청사내부는 약 40C의 온도저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각 지방정부는 폭염대응을 위해서 다양한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담은 쿨 시티 조성계획을 세워 대응하려 한다. 세부적으로는 우선, 열 환경 분석, 핫 스팟(hot spot) 및 고위험군 식별 등을 통한 지역 내 폭염·열섬 평가·진단을 실시하고, 과학적이고 종합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기후변화 적응 및 폭염 대응의 주체가 시민인 만큼 기후변화와 관련된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여 실생활에서 유의미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정부-지방정부-학계-시민사회-기업과의 협력과 공조를 통하여 지역사회 거버넌스를 활성화 시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기후변화 정책과 사업에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한다. 아울러, 기후변화 및 폭염에 관한 지방정부의 대응으로 폭염과 관련된 기술, 자재·제품, 공법, 시공 등 품질향상을 위한 성능기준 및 평가기법을 마련하고 쿨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과 추진과제를 마련하여 지역사회의 기후탄력성을 강화하는 등 폭 넓은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쿨 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폭염에 대응하는 쿨 산업이란?

쿨 산업이란 기후변화대응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련 산업의 육성을 통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발전 전략이다. 쿨 산업은 기후변화 방지 및 대응을 위해 완화(Mitigation)와 적응(Adaptation)력 향상에 기여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인데, 사회적 압력, 기업 이미지 제고 및 브랜드가치 보호를 넘어 경제적 실의가 존재한다. 폐기물 감축, 에너지효율 증가 등의 산업은 이미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쿨 산업의 예시로, 클린로드,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차열도료, 옥상녹화, 미세먼지저감 등과 관련된 사업들은 그 만족도가 높으며, 건축자재, 냉동/냉방, 에어컨, 냉장고, 청정기 등 가전제품 산업도 ICT와 결합하여 초 고효율화 형태로 보다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최근 쿨 섬유 소재 기반 패션/의류/침구 및 화장품, 식품 등 시민들의 직관적 니즈를 충족해 줄 수 있는 영역의 산업도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현상을 야기하는데 산업의 영향은 실로 막대하며, 산업 서비스 영역에서 환경·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되기 때문에 기업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CSR)이 중요하다. 산업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상태로 나아가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에게도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피해나 손실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있고,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 감소 자체가 수익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소요되는 예산은 투입이 아닌 투자적 관점으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쿨 산업은 기업의 실이익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 상승에도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GDP60%를 차지하고 그 사회로부터 이윤을 창출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산업은 봉사가 아닌 당연한 의무의 이행인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지역별로 더위방지 아이템 판매 증가율이 116%에 달하고, 1도 상승시마다 판매량이 3만개씩 증가하여 일자리도 42% 증가 했다고 한다. (베이징: 아이스 조끼, 쿨 넥타이, 옷에 뿌리는 미스트 / 산둥: 냉풍시트, 선풍기모자 / 상하이: 화장품 냉장고, 얼음방석 / 저장: 엄지 땀 방지 골무, 물침대 / 광둥: 수박 자르는 칼, 빙수기) 일본의 경우, 자주 폭염에 노출되어 있는 국가로 쿨 소재 의류, 음료, 화장품류 등의 제품 생산이 발달되어 있다. 또한, 랭킹숍 등에서 쿨 상품의 순위를 매겨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기후변화 대응 쿨 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현상 및 요구에 대한 주요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특히, 쿨 산업은 압력과 충격으로 인한 영향을 완화 및 적응 하면서 지역과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의 쿨 산업 성공은 국가지표의 제고로 연결될 것이다. 그리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AI, SW 등 지능정보기술을 이용하여 4차 산업시대 쿨 산업의 적용범주는 무한할 것이며, 필요에 의해 수요가 생겨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으리라 본다.

(참조: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 세션1, 주제발제)

 

문의: 서은영 전략사업팀 담당관